나의 아버지의 치매 진단 받았을 때 겪은 일

 

치매는 TV 속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어느 날 제 가정의 현실이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치매 진단을 받는 과정은 단순한 의료 절차가 아니라, 가족 모두의 삶을 바꾸는 큰 사건이었습니다.
오늘은 우리 가족이 아버지가 치매 진단을 받던 순간부터, 그 이후의 변화까지 겪었던 일을 솔직하게 나누고자 합니다.



✅ 첫 번째 신호, “평소와 다른 작은 변화”

처음에는 단순한 건망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버지가 매주 가던 교회 가는 길에서 길을 헷갈려 하거나, 친척분이나 친구분의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가족끼리 “나이 들어서 그래”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점점 이상함이 커졌습니다.

가장 큰 충격은, 제가 주말에 드린 약속을 아버지가 전혀 기억 못 하시던 순간이었습니다.
그때부터 “혹시 치매일까?” 하는 두려움이 시작됐습니다.



✅ 병원 진단, 가족 모두의 충격

가까운 대학병원 신경과에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기본 인지검사(K-MMSE)와 신경심리검사, MRI 촬영까지 진행한 결과, 초기 알츠하이머 치매라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그 순간 온 가족이 얼어붙었습니다.
아버지는 검사실에서 나오며 “내가 치매라고? 그럼 나는 어떻게 되는 거야?”라고 물으셨습니다.
그 표정을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엄마는 눈시울을 붉혔고, 저는 속으로 “이제부터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진단 이후, 달라진 일상

치매 진단을 받자마자 우리 가족의 생활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1. 약물 복용 시작

    • 도네페질(Aricept) 같은 치매 약을 꾸준히 드시기 시작했습니다.

    • 가족 중 한 명이 매일 복용 여부를 확인하는 새로운 ‘일과’가 생겼습니다.

  2. 생활환경 정리

    • 가구를 최소화하고, 바닥에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았습니다.

    • 주방에는 가스 차단기를 설치했고, 위험한 물건은 모두 잠금장치가 있는 서랍에 넣었습니다.

  3. 가족 회의 정례화

    • 매달 한 번씩 모여 역할을 나눴습니다.

    • 누가 병원에 모실지, 누가 약을 챙길지, 돌봄 비용은 어떻게 분담할지 등을 정했습니다.





✅ 가장 힘들었던 순간

가장 힘들었던 건 아버지가 엄마를 못 알아본 순간이었습니다.
"누구세요? 누군데 우리집에 오신거죠?”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하지만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셨습니다.
“환자가 가족을 순간적으로 못 알아보는 것은 병의 일부입니다. 화내지 말고, 차분히 설명해 주세요.”

그 말을 듣고 나서야, 아버지의 반응을 탓하지 않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 우리 가족이 찾은 돌파구

치매는 혼자 감당할 수 있는 병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국가 지원제도와 지역 자원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 치매안심센터 등록
    → 무료 인지훈련 프로그램과 가족 상담을 받으며 큰 힘이 됐습니다.

  • 장기요양보험 신청
    → 주간보호센터 서비스를 통해 센터에 갈 때마다 요양보호사 선생님이 도와 주셔서 돌봄 부담이 줄었습니다.

  • 가족 힐링 프로그램 참여
    → 치매 가족 모임에서 같은 상황을 겪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니, 혼자가 아니라는 안도감이 생겼습니다.




✅ 마무리: 치매 진단은 끝이 아니라 시작

아버지가 치매 진단을 받았을 때, 처음에는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치매는 두렵지만, 가족이 함께 대응한다면 충분히 버틸 수 있는 질환입니다.
약물치료, 생활습관 관리, 국가 지원제도, 그리고 가족의 사랑이 함께한다면,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 “치매는 혼자가 아니라, 가족 모두가 함께 걸어가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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