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의 감정 기복 다루기: 분노·불안·우울 대처법
얼마 전에 저희 아버지가 전화하셔서는 갑자기 화를 내시다가, 이 때까지 본인이 왜 이렇게 기억이 잘 안나고 내가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잠시 후엔 울음을 터뜨리셨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저도 같이 눈물이 났습니다.
제가 아버지를 돌보면서 가장 당황했던 순간은 기억력 저하보다도 감정 기복이었습니다.
치매 환자는 인지 기능 저하뿐 아니라 뇌 기능 변화로 인해 분노, 불안, 우울 같은 감정 변화가 잦습니다.
이런 감정은 단순한 성격 문제가 아니라, 질환의 일부이기에 적절한 대처법을 아는 것이 가족 돌봄에 매우 중요합니다.
✅ 왜 치매 환자는 감정 기복이 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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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신경 변화: 기억·판단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가 손상되면서 감정 조절 능력이 약화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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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요소: 익숙한 환경조차 낯설게 느껴지며 불안과 공포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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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어려움: 하고 싶은 말을 표현하지 못하면서 답답함이 분노로 나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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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신체 요인: 치매 약이나 수면제 부작용, 통증, 피로도 감정 기복의 원인이 될 수 있음
저희 아버지도 저녁 무렵(일명 선다운 증후군)에 특히 불안이 심해졌습니다. 이때는 무조건 밖에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셨고, 제지하면 화를 내셨습니다.
✅ 감정 유형별 대처 방법
| 감정유형 | 특징 | 대처 방법 |
|---|---|---|
| 분노 | 큰 소리, 폭언, 물건 던지기 등 돌발 행동 | 즉시 맞서지 말고, 잠시 자리를 비우거나 주의를 돌림 |
| 불안 | “집에 가야 한다”, “누가 날 해치려 한다”는 반복 발언 | 안심시킬 수 있는 짧은 대답, 부드러운 터치, 친숙한 물건 활용 |
| 우울 | 무기력, 식사 거부, 눈물 | 과거 좋아했던 음악·사진으로 감정 자극, 작은 성취 경험 제공 |
✅ 제가 실천한 구체적인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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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상황
아버지가 “왜 내 돈을 훔쳤냐”며 화를 내실 때가 있었습니다. 사실은 같은 질문을 반복하시다 답을 잊으신 거였는데, 처음엔 억울해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곧 알게 됐습니다.
👉 해명보다 대화 전환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아버지, 잠깐 밖에 나가서 바람 쐬실래요?” 하고 산책을 권하면 금세 화가 풀리셨습니다. -
불안 상황
저녁마다 “집에 가야 한다”는 말씀을 하실 때는, 집안을 낯설게 느끼신다는 의미였습니다.
👉 그럴 때는 “네, 곧 가요”라고 짧게 대답하고, 가족 사진 액자를 보여드렸습니다. 그 순간 “아, 내가 여기 있구나” 하고 안정을 찾으셨습니다. -
우울 상황
아버지가 며칠 동안 식사도 거부하고 말도 줄이셨을 때, 예전에 좋아하시던 옛날 트로트 음악을 틀어드렸습니다.
👉 음악이 흐르자 따라 부르며 눈물이 맺히셨고, 다시 숟가락을 드셨습니다.
✅ 가족이 기억해야 할 핵심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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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서 싸우지 말 것: 환자의 감정은 질환의 일부, 설득보다 공감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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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단순한 말: 긴 설명보다 짧은 대답이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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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조절: 불안을 줄이려면 밝고 조용한 공간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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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회상 자극: 사진, 음악, 옛날 이야기로 긍정 감정을 끌어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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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도움 요청: 감정 기복이 심해 일상에 큰 지장을 준다면, 의사 상담을 통해 약물·프로그램 조정 필요
환자의 감정은 가족의 시험대
치매 환자의 감정 기복은 가족에게 큰 고통이지만, 동시에 환자가 보내는 도움 요청 신호입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분노와 불안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이것이 병의 일부”라는 사실을 받아들인 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 중요한 것은 환자의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공감과 안전한 환경으로 감정을 완화시키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환자뿐 아니라 가족의 마음도 함께 치유될 수 있습니다.
🧠 “치매 환자의 감정은 돌봄의 장애물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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